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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PBJ(Pure Blue Japan) XX-011 셀비지 데님 3년 상세리뷰, 세월이 빚어낸 슬러비한 청바지

안녕하세요, 리스랩입니다. ​ 데님 매니아들 사이에서 '일본 데님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브랜드는 정말 많지만, 원단의 질감 하나만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한 브랜드를 꼽으라면 단연 PBJ(Pure Blue Japan) 일 것입니다. 거칠고 투박한 요철감의 대명사로 정평이난 PBJ는 특유의 슬러비한 질감을 유지하면서도 일반적인 데님과는 차별화된 공법을 사용하는걸로 유명하죠. 그 중 오늘 소개해 드릴 PBJ XX-011 모델은 레프트핸드 트윌(Left-hand Twill) 공법을 사용해 독특한 페이딩과 부드러운 착용감을 동시에 선사하는 모델입니다. 일본 오카야마의 장인정신이 깃든 PBJ의 푸른 집념이 저와 3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 보내며 어떤 모습으로 변했는지 상세한 데이터를 소개하겠습니다.   리스랩 스펙 Height/Weight: 171cm/62kg Body Type: 마른 체형 Size: 허리 30인치 - PBJ 011: 32 (2사이즈 업)

[Guide] '생지 데님' 입문 가이드, 세상 모든 청바지의 시작과 나만의 헤리티지가 되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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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리스랩입니다.

누구나 옷장에 청바지 한 벌쯤은 가지고 계실 겁니다. 청바지는 어느 착장에나 잘 어울리고, 관리가 쉽기 때문에 시대를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아이템이죠. 저가 브랜드부터 하이엔드 그리고 명품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데님 라인업이 쏟아지는 것만 봐도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접하는 청바지는 크게 '생지 데님(Raw Denim)''워싱 데님(Washed Denim)'으로 나뉩니다.

  • 진청: 블랙에 가까운 깊은 색감

  • 중청: 청바지의 상징과도 같은 청량한 푸른색

  • 연청: 하늘을 닮은 맑고 연한 색상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청바지는 원래 진청색의 '생지 데님'으로 태어납니다."
 

 우리가 매장에서 바로 구매하는 중청과 연청의 '워싱 데님'은 생산 공장에서 인위적으로 색을 빼는 공정을 거쳐 완성된 결과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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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지 데님은 말 그대로 아무런 가공을 하지 않은 '날 것' 그 자체이기 때문에 흰 티셔츠나 밝은 색상의 신발을 함께 신다보면 파란 이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생지 데님이 살아있다는 증거이자 길들여지는 과정이 일부입니다.




01. 데님의 역사

"광부의 작업복에서 패션의 아이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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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eddels (원문: SF Chronicle)


청바지는 19세기 중반 미국에서 광부와 노동자들을 위한 튼튼한 작업복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거친 환경을 견뎌야 했기에 무엇보다 질기고 튼튼한 원단이 필요했고, 당시의 청바지는 모두 가공되지 않은 '생지 데님'뿐이었습니다.

노동자들이 생지 데님을 입고 땀 흘리며 열심히 일하는 동안, 그 사람들의 체형과 움직임에 따라 바지에 주름이 잡히고 마찰이 잦은 곳부터 색이 바래지며 '페이딩(Fading)'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물이 빠진 데님의 아름다움에 열광하기 시작했고, 이것이 오늘날 '워싱 데님'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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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Unsplash (사진: Eduardo Pastor)


이후 브랜드들은 소비자가 사자마자 그 느낌을 즐길 수 있도록 인위적으로 워싱을 넣고 일부러 대미지를 입혀 판매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기계가 만들어낸 주름과 대미지는 사람이 직접 몸으로 새긴 자연스러움을 결코 따라올 수 없었습니다.



02. 나만의 청바지

"공장의 기계는 흉내 낼 수 없는, 오직 내 몸이 새긴 단 하나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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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 마주한 생지 데님은 그다지 친절하지 않습니다. 면 100% 원단에 염료를 가득 머금고 있어 빳빳하고 갑옷 같아서 편안함과는 거리가 좀 멀죠. 짙고 거무튀튀한 진청색은 언뜻 보기에 단조롭고 재미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불편함을 견디며 일상을 공유하다 보면, 생각보다 훨씬 아름다운 변화가 일어납니다.

  • 골반 주름: 앉을 때마다 자연스럽게 잡히는 선

  • 벌집 주름(Honeycombs): 무릎을 굽힐 때마다 새겨지는 무늬

  • 퍼스널 아카이브: 내 걸음걸이와 습관에 맞춰 늘어나고 바래지는 원단의 텐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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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휴대폰을 넣는 주머니의 입구가 다른 주머니에 비해 더 바래진다거나, 뒷주머니의 지갑 자국, 다리를 꼬는 습관 등 사소한 일상의 흔적들이 바지에 고스란히 기록됩니다.

어느 순간 빳빳하고 불편했던 청바지는 내 몸에 꼭 맞는 '두 번째 피부'가 됩니다. 이때 비로소 이 바지는 공장의 양산품이 아닌,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청바지'로 재탄생합니다.



마치며 : 데님과 함께 늙어가는 경이로운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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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예쁜 청바지는 많지만, '나만의 청바지'는 본인이 직접 만들기 전까지 절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시간의 흐름 속에 가치가 더해지는 '경년변화(Aging)''헤리티지'의 즐거움을 아는 마니아들이 불편한 생지를 찾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매장에서 완성된 워싱진을 사는 것도 좋지만, 직접 생지 데님을 들여 길들여 보는 건 어떨까요? 1년, 5년, 10년 뒤 그 바지는 당신의 지난 추억과 현재를 머금으며 앞으로의 시간을 함께 그려나갈 것입니다.

조만간 제가 수년간 직접 입고 길들여온 데님 아카이브를 공개하겠습니다.

  • 근본 복각: LVC(Levi's Vintage Clothing), Full Count, Warehouse

  • 슬러비한 질감: Pure Blue Japan(PBJ), Momotaro, Japan Blue Jeans

  • 현대적 & 실험적 해석: A.P.C., Naked & Famous, Dickies


제 옷장에서 저와 함께 나이 들어가고 있는 녀석들을 하나씩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_)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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