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리스랩입니다.
빈티지 복각 데님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오사카 파이브 중 하나인 웨어하우스를 떠올리면 대개 투박하고 널널한 통아저씨 핏을 먼저 연상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고집스러운 고증 철학 위에 현대적인 세련미를 한 스푼 얹어낸 라인업이 바로 세컨핸드(2nd-Hand)의 1105 모델이죠.
날 것 그대로의 생지 데님을 내가 직접 길들이고 나만의 워싱을 새겨나가는 낭만적인 시간도 매력적이지만, 가끔은 첫 단추를 꿸 때부터 오랜 세월을 함께한 단짝처럼 부드럽고 완벽하게 가공된 빈티지 연청바지를 곧바로 만끽하고 싶은 순간이 있습니다.
복각 데님 특유의 깊은 헤리티지는 고스란히 품은 채, 슬림한 일상 패션에 가장 조화롭게 녹아드는 '웨어하우스 1105 세컨핸드 미디움워시'의 실착 후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리스랩 스펙
Height/Weight: 171cm/62kg
Body Type: 마른 체형
Size: 허리 30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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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하우스 1105: 32 (2사이즈 업)
01. 제품 실착 & 실루엣
당시 완벽한 밸런스의 복각 워싱진을 디깅하던 중, 친구와 함께 오사카 여행을 가는 전 여자친구(현 와이프)에게 부탁해서 1105 미디움 워시 모델을 처음 들이게 되었죠.
이때 경험한 독보적인 터치감과 완벽한 퀄리티에 매료되어 결국 훗날 도쿄 여행에서 더 밝은 색감과 또다른 실루엣을 가진 1101 라이트워시까지 추가로 영입하게 되었습니다.
1101 모델이 허벅지부터 정직하게 일자로 툭 떨어지는 60년대 리바이스 501 레귤러 스트레이트의 표본이라면, 오늘 소개하는 1105 모델은 60년대 후반의 세련된 테이퍼드 핏을 완벽하게 재현해 냈습니다.
허벅지는 어느정도 여유롭지만 밑단으로 내려올수록 자연스럽고 부담스럽지 않게 좁아지는 실루엣 덕분에, 한층 콤팩트하고 모던한 하체 라인을 완성해 주죠.
또한 12oz의 가벼운 원단감 덕분에 한여름에 입어도 쾌적함을 유지하고 압도적인 편안한 착용감을 선사합니다.
02. 기장 팁 & 스타일링 포인트
웨어하우스 세컨핸드 라인이 연청 워싱 데님 중 극찬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기장감'에 있습니다. 보통 서양인 스펙 위주의 복각 데님들과는 달리, 동양인의 평균적인 체형을 고려한 짧은 기장 기반으로 설계되어 기장 수선이라는 스트레스가 원천 차단되죠.
비싼 돈 주고 산 바지에 완벽한 워싱까지 들어간 원단을 잘라내는 수선의 고통을 아는 분들은 공감하실 거라 생각해요. 별도의 수선을 거치지 않아도 복각 데님 고유의 밑단 체인 스티치 유실 없이 발등 위에서 가볍게 떨어지는 완벽한 기장감을 온전히 누릴 수 있죠.
* 기장 팁: 키가 크거나 하체가 긴 분들은 최근 웨어하우스에서 기장이 긴 버전도 출시했으니, 반드시 기장 실측 정보를 확인하시고 구매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중청과 연청 사이의 맑고 청량한 미디움 워시 컬러감 덕분에 가벼운 단화나 반스, 컨버스 등 스니커즈류와의 궁합이 그야말로 찰떡입니다. 밑단 폭이 1101보다는 슬림하게 좁아지기 때문에 밑단을 가볍게 한 번만 롤업하여 옐로우 셀비지 라인을 드러내 주는 것만으로도 전체적인 착장에 청량한 무드를 즉각적으로 선사하죠.
수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복각해낸 바지는 개시하자마자 내 몸에 맞춘 듯 세련된 롤업 스타일링을 바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야 말로 이 바지가 현대적인 데일리 웨어로서 얼마나 완벽한 밸런스를 가졌는지 증명하는 대목입니다.
03. 기록의 연속
1105의 진짜 묘미는 빈티지한 복각 고증과 그 위로 주인의 시간이 정직하게 쌓여가는 실전 착용감에 있습니다. 이 바지를 2년 넘게 일상에서 부지런히 착용하며 느낀 점은, 이미 강력한 고온 건조 가공을 거쳐 나온 세컨핸드 라인답게 수축 변형 스트레스 없이 제 걸음걸이와 실루엣을 언제나 탄탄하게 받아내 준다는 것이었죠.
과거 빈티지 데님에서 지퍼 주변 원단이 수축하며 우글우글하게 잡히던 지퍼 우는 현상 고증 위에 제 일상의 세월이 자연스럽게 덧대어지니, 원단의 입체감이 한층 더 깊어지는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세련된 테이퍼드 핏 위에 완벽한 워싱 그리고 빈티지하게 산화된 구리 리벳 디테일과 자연스럽게 바래진 패치같은 디테일한 복각의 흔적들을 마주하다 보면, 인위적인 워싱진 특유의 불쾌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장인이 한땀 한땀 완벽하게 재현해낸 아카이브 위에 현재의 내 시간과 흔적을 가볍게 채워나가는 이 경험이야말로 복각 데님 실착의 즐거움이 아닐까 싶어요.
마치며: 과거의 기록을 현대적으로 탈바꿈한 완벽한 연청바지
복각 연청을 찾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본 매니아분들이라면 웨어하우스 세컨핸드 라인의 가치를 잘 아실 거라 생각해요.
수년이 넘는 시간 동안 생지 데님을 직접 길들이고 세탁해도 도달하기 힘든 완벽한 미디움 워시의 색감과 워싱 디테일, 복각 데님의 고증 그리고 기장 수선으로 밑단 체인 스티치를 날려 먹을 스트레스가 없는 완벽한 총장 밸런스는 시간을 돈으로 사는 것 이상의 만족감을 명백히 증명하기 때문이죠.
전통적인 레귤러 핏이 다소 부담스러웠던 분들이나 연청 복각 데님에 처음 입문하시는 분들에게 가장 매끄럽고 세련된 실루엣을 선사해 주는 1105 테이퍼드 핏은 실패 없는 가장 완벽한 연청 데님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수십 년 전의 낭만을 현대적인 데일리 룩 위에 가볍게 얹어내는 특별한 즐거움을 여러분도 꼭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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